일상다반사/Talking

사라져가는 도장의 시대에 얻은 도장 2개...

Figo Kim 2009. 8. 8. 20:59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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어렸을 적 기억에 은행에서 통장을 만들때에는 반드시 도장을 지참해야 했고, 그리고 돈을 찾을 때에도 도장이 필요했던게 기억이 난다. 그래서인지 가끔 도장을 안 가지고 와서 다시 집에가서 도장을 챙겨가지고 다시 은행으로 향했던 기억이 생생하기 기억이 난다. 정말 그 당시에는 참 불편하기 짝이 없던 행위로 여겼었다. 내 통장에서 내가 돈을 찾는데, 비밀번호만 알면 되는거지 왠 도장까지 가지고 오라고 하는지 정말 이해가 되지 않았었다.

거의 십 수년이 지난 지금, 우리는 은행에 갈 때에 도장(?)이란 단어를 머리속에 떠올리지 않은지 꽤 된거 같다. 그냥 내 신분증과 서명만 있으면 된다.  어찌 생각해 보면 과연 서명 하나가 어떻게 도장을 대체할 수 있을까?라는 생각이 들면서 더 허술한 것 같다는 느낌이 들기도 하고 한편으로는 어쩌면 정말 신용사회로 가고 있구나 하는 생각도 들기도 한다. (물론 우리가 볼 수 없는 행원들의 컴퓨터 화면에서는 우리 주민 번호만 입력하면 사진부터 신상명세가 다 나오꺼기 때문에 허술하다고는 할 수 없다. 오히려 도장으로 본인 여부를 확인 할 수 있다고 생각했던 과거가 더 허술하면 허술했지..)

각설하고 도장에 대한 내 과거의 추억이 불현듯 떠오른건 아니다. 사실 나는 어제 내가 가지고 있던 노트북을 팔려도 인터넷 중고장터에 올려놨고, 올려논지 얼마 되지 않어서 구매의사를 가진 사람으로부터 연락이 왔다. 그 사람은 내가 예상했던 가격보다 10만원이나 더 낮은 가격을 제시했다. 나 역시 10만원은 너무 많이 깍는다 싶어서 5만원이 인하된 가격을 제시했다. 그런데 그 사람(나중에 알고보니 중년의 남자분이셨다.) 자기가 도장을 만드는데, 좋은 도장 2개 파줄테니 저렴하게 주면 안되겠냐고 하더라. 사실 난 도장 2개에 넘어갔다. 내심 속으로는 "도장이라...흠........" 이렇게 생각을 하면서 은근히 기대도 됬다. 그러면서 전화상으로 내 한자 이름을 물어보더라. 나는 한자를 불러줬고 그분은 어떻게 파드리면 되나고 물어봤다. 그래서 나는 하나는 한자 하나는 한글로 해주세요 라고 했다.

그리고 그 거래는  8월 8일 오후 3시에 인천 주안에서 했다. 참으로 아이러니 하다. 10만원이나 저렴하게 팔면서 난 잠실에서 인천 주안까지 내 노트북을 인계하러 갔다. 지금 생각해보면 중년의 나이드신 분을 잠실까지 오게 하는것도 예의가 아니었다는 생각도 들지만 말이다....(내심 할일도 없는 토요일에 그냥 왔다 갔다 하면 시간 잘 가겠지..하는 생각이 들어서 가기는 했다..). 3시에 커피숍에서 만나서 노트북을 보여주면서 설명을 했고 딱 보기에 그분은 내심 좋아하는 느낌이 들었다. 사실 구입 가격이나 사양을 봤을 때 정말 싸게 팔긴 했다.  노트북을 건내주자 그 분은 돈과 함께 나에게 도장 2개를 건내주었다.  사실 도장을 보자마자 그 외관이 정말 맘에 들었다..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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언뜻 딱 보아도 최소한 개당 몇만원 이상은 줘야 팔 수 있는 그런 도장들이었다. 그냥 막도장도 3천원 정도 하지 않던가. 재화의 가치로 봤을 때 난 노트북 가격 + 5만원을 충분히 하고도 남는 가치의 것들이었다.  

그런데 한편으로는 인감도장도 점차 필요 없어지는 이런 시대 상황에서 도장이 가지는 그 의미는 과연 무었일까 하는 생각이 든다. 나름 대로 정의를 내리자면 어쩌면 앞으로의 시대에 도장은 나의 이름을 종이 위에 가장 아름답게 표현 할 수 있는 방법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. 디지털시대의 서명이 아무리 이쁠 지라도 그건 실제로 존재하는게 아니다. 하지만 이 도장은 실제로 존재하는 나만의 고유 서명인 것이다. 그런 의미에서 이렇게 좋은 도장을 2개나 얻은 나는 참으로 기쁘다. 나의 이름을 아름답게 새길 수 있는 도구가 한번에 두개나 생긴 격이니 말이다.~~~

혹시 인천 주안 근처에서 도장을 파고 싶으신 분은 비밀 댓글 달아주세요..연락처 가르쳐 드릴께요..인상이 참 좋았던 분이셔서 소개시켜 드리고 싶어요..~~~